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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분야의 1등 백댄서 ㅡ tsmc 세계 1위의 비밀

만개리 2025. 6. 2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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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tsmc 세계 1위의 비밀
 

● 저 자   

린훙원

 

하이테크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타이완의 반도체 산업을 30년간 취재해 온 칩 스페셜리스트이다. 타이완 자오퉁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톈진 난카이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제일보>를 거쳐 타이완 최고의 경제저널 <비즈니스 투데이>의 부편집장을 지냈고 현재 고문으로 있다. 산업 발전, 투자 동향, 기업 거버넌스, 국제 경쟁력 등에 관심을 두고 타이완의 반도체 산업 곳곳을 조명해 왔다. 저서로는 『거물기업 삼성』, 『휴렛팩커드의 인재학』 등이 있다. 두 저서 모두 국내에는 출판되지 않았다.

 

● 옮 김   

허유영

 

● 내 맘대로 평점   

정보성 ★★★★

 

● 서 평   

 

반도체 분야의 1등 백댄서??

 

 

 

이 책의 제목을 뭐로 정할까 책을 읽는 내내 고민을 했다. tsmc 백서, tmsc의 모든 것 등이 후보였지만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포스팅의 제목을 정했다.

명료하게 말을 하자면 tsmc는 반도체 분야의 1등 기업이 맞긴 하다. 하지만 반도체 분야는 글로벌하지 않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반도체만을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나마 비슷한 제품이라면 USB, SSD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도체는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의 부속에 불과하다. 유명 가수의 무대에서 메인은 가수다. 그 무대를 화려하고 환상적으로 꾸며주는 것은 무대, 조명 등이 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백댄서라고 할 수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양옆의 여자 백댄서나 게스트로 나온 연예인들이 나와 같이 댄싱을 하지 않고 싸이 혼자 춤을 추었다고 생각해 보자. 흥이 났을까? 화려했을까? 맞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tsmc의 글로벌 위치도 메인이 아닌 메인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tsmc 관련해서 꼭 나와야 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삼성이다.

tsmc는 D램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의 저가 정책에 밀려 파운드리 분야로 돌아서게 된다.

지금 현재의 글로벌 상황을 보면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필자의 귀에 tsmc가 많이 들려왔던 건 covid-19 때인 것 같다. 신문, 뉴스에서 반도체가 부족하다고 난리였고 자동차도 반도체를 공수할 수 없어 1년에서 1년 반까지 차량 인도가 늦어지기도 하였다.

covid-19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tsmc가 성장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포스팅의 제목을 백댄서라고 지은 이유 중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가 첫 번째이고 이 책에서 삼성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실려있어 애국심 때문이 두 번째 이유이다. 물론 삼성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한 건 아니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 아무리 맞는 말이라 해도 듣기 싫다.

 

 

 

이 책은 tsmc의 경쟁력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 책은 전무하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유는 tsmc가 회사 내부의 문화와 전략 등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왜 tsmc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지, 기술적 초격차와 원가 경쟁력을 가진 유일한 회사로서의 자격을 어떻게 증명이 가능했는지, tsmc만의 차별점, r&d문화에 대해 세밀하게 취재하고 분석하였다.

 

설립 배경

 

설립자 : 모리스 창

 

 

1987년 56세에 모리스 창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19년 재직하다 본국으로 돌아와 회사를 설립하였다. t가 taiwan의 t이지만 국영기업은 아니다. 초기 자본금은 타이완 정부에서 48%, 필립스 27.5%, 나머지 26%는 민간기업이 투자하였다.

1994년 타이완에서 IPO 직후 정부 주식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1997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였다.

 

CEO 교체 이력

1987~2005 모리스 창

2005~2009 릭 차이 (실적 부진으로 퇴임)

2009~2013 모리스 창

2013~현재 마크 리우, 웨이저자 (공동 CEO)

※ 다음 후계자로 수석 부사장 클리프 허우가 첨쳐지고 있다.

 

모리스 창이 기업승계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사항은 '인재 유출을 막는 것'이다. 후임자 경쟁에서 떨어진 후임자가 회사를 떠나는 건 심각한 사항이다. 현재 마크 리우를 회장으로 웨이저자를 CEO(총재)로 임명하여 두 사람의 권력 균형을 맞추었다.

 

타이완 반도체 산업이 성장한 방법

 

  1. RCA의 기술 라이센싱 - 세계 최고의 CMOS 기업인 RCS에게 IC 제조 전 공정 기술을 모두 이전 받음. 총 350만 달러의 기술이전료 및 기술사용료를 들여 1조 4천만 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의 기틀을 마련.
  2. 공업기술연구소로 기술 이전을 받아 UMC 탄생 (UMC는 자체 제품을 보유한 IDM(종합반도체기업)에서 쪼개져 나와 파운드리만 발전시킨 기업)
  3. tsmc 설립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미련하고 자신을 혹사시켜서까지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방식이 타이완 엔지니어링 정신이다.

 

중국 SMIC와의 관계

 

SMIC는 중국의 tsmc라고 생각하면 된다.

SMIC는 2000년 TSMC의 고위 임원 출신인 장루이쥔에 의해 설립되었다. 초창기 TSMC의 인력 빼오기와 기술을 일부 흡수하면서 빠르게 공정 기술을 확보하였고, 이후 2010년대에는 TSMC·삼성 등에서 활동했던 핵심 인재인 량멍쑹까지 합류하면서 첨단 공정 개발 가속화하였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급성장하였지만 현재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점유율 5~6%로 세계 5위에 머물러 있다. SMIC는 장기적인 R&D에 투자하기 보다 tsmc의 인력을 빼오는 방식으로 기술을 얻었기에 tsmc를 추월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역사상 최대위기

 

tsmc에서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꼽으라면 1999년 9월 21일 발생한 진도 7.6규모의 대지진이다.

 

외신들은 tsmc 공장의 복구 기간을 1달 이상으로 예상했으나 2주 만에 완전히 복구하고 생산도 재개가 되었음. 모든 직원들이 공장으로 즉시 복귀하였고 인력으로 공장 설비들을 밖으로 꺼내고 불철주야 공장 복구에 온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이다.

 

투명한 이사회

 

우리나라 기업들은 최대주주, 재벌가의 인맥들이 이사회에 대부분 포진되어 있다. 회사의 발전보다는 재벌가들의 입맛대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상장회사의 개미투자자들이 투자자들의 이익이 반하는 회사의 의사결정에 크게 반대를 하고 있고 이에 따른 상법 개정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tsmc는 투명한 이사회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tsmc 이사회 구성원 총 10명 가운데 6명이 사외이사이다. 사외이사 중에는 피터 본필드(전 브리티시텔레콤 CEO), 마이클 스프린터(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CEO), 천궈츠(전 tsmc CLO), 하이링쥔(델타 일렉트로닉스 회장), 모쉬 가브리엘로브(전 자일링스 CEO), 라파엘 레이프(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총장) 모두 글로벌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다.

 

비관적인 해외진출

 

현재 미국 애리조나 공장이 완공되어 지난 4월부터 4나노 칩 생산에 들어갔고 수율은 대만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6,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고 이중 절반이 미국인이다. 건설 비용 및 제반 비용에 타이완에 비해 4~5배 비싸고 운영비용도 30~50% 비싸다.

타이완에는 12시간 강도 높은 노동 환경과 매일 수시간씩의 회의 문화가 있는데 자유국가인 미국인이 이러한 노동 환경과 문화에 적응을 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이다. 현지에서 '자료 보고용 PPT 과잉, 문제 우회' 같은 보고 문화에서도 불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멘토링, 연차 수당, 슬랙라인 소통 창구 등으로 조정 중이며 현지 직원 절반 이상 고용·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 부서에서 워라밸을 철저하게 지키는 직원과 아닌 직원이 같이 근무를 하게 되면 워라밸을 철저하게 지키는 직원이 업무에 자기 시간을 더 할애하여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워라밸을 철저하게 지키지 않는 직원이 동화되어 점점 워라밸을 챙기게 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가 아니라 내 시간, 내 삶이 소중하다는 인식이 점점 강하게 나타난다. tsmc도 마찬가지일 거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타이완이라는 나라 자체가 매우 작고 똘똘 뭉쳐 열심히 해왔지만 해외는 많이 다르다. 다른데도 연봉은 최소 2배 이상 높다. 과연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지금이야 tsmc에서 오랜 기간 교육이 잘 된 관리자들이 미국으로 넘어가서 타이완의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여러 가지로 노력하겠지만 결국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매우 많이 우려를 하고 있다.

tsmc는 이미 1996년 미국에 건립한 8인치 웨이퍼 공장이 비용, 사람, 문화의 문제로 실패한 경험도 포함되어 있다.

차라리 미국으로의 진출보다 타이완보다 덜 발전한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으로의 진출이 훨씬 나아 보인다. 인도, 베트남 등등.

 

물론 긍정적인 면도 있다. 우수한 R&D 인력, 물, 전기 공급까지 자원이 부족한 타이완보다 운영면에서는 낫다.

 

전성기는 얼마나 지속될까?

 

현재 tsmc는 시가 총액 세계 9위이고 순이익으로도 세계 10~14위 정도에 위치해있다.

 

첫 번째 관점

미국 투자 - 첨단 기술 유출, 미국의 높은 생산 비용 등의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미국이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11%에서 2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노골적인 정치적인 수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 삼성, 인텔보다 미국 공장 투자 속도가 제일 빠르다.

두 번째 관점

무어의 법칙(반도체 칩의 성능이 18~24개월마다 2배씩 증가)의 한계가 다다랐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어 왔지만 tsmc는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각종 솔루션을 찾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효율을 계속 끌어올렸다. AI의 등장으로 엔비디아, AMD 등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지만 그 기업들이 자체 칩을 개발했어도 생산은 tsmc의 첨단 공정 기술을 통해야 할 것이다. 애플, 메타 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재 부족

 

현재 타이완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인재 부족이다. 대학교수가 가르친 학생이 tsmc에 취직하면 교수보다 높은 초봉을 받을 정도로 교수의 연봉이 매우 낮다. (tsmc의 연봉이 높은 게 아니다.) 홍콩, 싱가폴 교수보다 1/3~1/2 정도로 연봉이 낮으니 해외에 실력 있는 학자들을 타이완 대학에 초빙할 수 없다.

 

심각한 안보 문제

 

타이완의 산업 문제보다 더 큰 범위의 지정학적 위험이다. 정말이라기보다 언제라고 말하는 게 어쩌면 맞는 말일 수 있겠다.

모리스 창은 미국이 안정적인 반도체 조달을 바란다면 타이완 안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필자는 이 말에 실소를 금하지 못하였다.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 아닌가. 지정학적 위험이 많은 타이완보다 미국에 생산 시설을 더 지어야 미국은 더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 원가가 올라가는 건 차치하고 말이다.

 

일본과의 협업

 

2022년 봄 일본 규슈에 tsmc 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이 공장은 tsmc와 소니, 덴소가 공동으로 설립한 jasm이다. tsmc가 지분 50% 이상, 소니 20% 미만, 덴소 10% 이상을 가지고 있다. jasm이 규슈에 둥지를 틀면서 일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계가 기대감에 들떴다. tsmc가 일본에 투자한 이유는 고객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로 소니이다. 소니는 애플에 CMOS 이미지 센서를 공급하고 있고 애플은 tsmc 매출의 26%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tsmc의 3,4,5 나노 첨단 공정 제품은 애플 같은 대기업만이 구매할 수 있다.

 

일본투자와 미국투자의 차이점

  1. 일본은 미국에 비해 생산원가가 낮고 일본인의 노동문화와 근무태도가 타이완과 비슷하다.
  2. 일본은 투자 범위가 넓다. 웨이퍼 생산 외 일본 IDM 고객을 위한 설계서비스 및 3D IC 패키징도 포함되어 있다.

 


투자자 관점으로 마무리

 

지금까지 tsmc의 성장과정에서는 타이완의 민족성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우리나라도 산업 현장을 돌아보면 필드에서 힘든 일을 해서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지라도 워라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높은 연봉은 조율할 수 있다고 한다. 내 일보다 내 삶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타이완의 MZ세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tsmc는 높은 연봉을 주지만 뼈를 갈아 넣어야 한다는 말들을 한다고 한다. 4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당연(?) 하다거나 문제가 되지 않지만 MZ세대들에게는 다르다. 가뜩이나 타이완에 인재가 해외 유학을 하고 난 후 타이완으로 돌아오지 않고 자유로운 삶과 tsmc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으로 취업을 하고 있다. 이 현상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도 더욱더 심해질 것이다.

 

현재의 tsmc는 타이완 공학도들의 뼈를 갈아 압축된 힘으로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점차 젊은 세대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고 해외 진출이 많아진다면 높은 생산원가로 마진율을 매우 많이 떨어질 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그 기술력을 발휘해 줄 사람이 없다면 기업은 존재하기 어렵다.

 

필자도 tsmc의 주주이기는 하지만 미국 공장의 성공 여하에 따라 전량 매도하는 걸 심각하게 고려할 예정이다.

 

 

평소 tsmc의 기업 문화라던가 기술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었지만 마땅한 책이 없었다. 우연치 않게 집어 든 책이 이 책이었고 tsmc란 기업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해소가 되었다. 이 책에서 제일 아쉬운 점은 저자가 타이완 사람이다 보니 타이완의 미래에 대해 거의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를 해놔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지만 미래를 장밋빛으로만 표현한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었다.

 

 

 

> 202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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